지자체 용역계약, ‘부적격 업체’에 뚫렸다…지자체 계약 ‘허점’ 노출
부적격업체 계약 행정, 예산 낭비·공정성 훼손 우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각종 용역계약 과정에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업체들이 개입하는 사례가 드러나면서, 공공계약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원가계산용역과 학술용역 분야에서 담당 공무원의 검증 소홀로 인해 예산 낭비와 시장 질서 왜곡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국가계약법과 지방계약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계약 체결 시 적격업체를 선정하고 공정한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원가계산 및 예정가격 작성요령은 거래 실례가격이 없는 경우 원가계산을 통해 적정 가격을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예산의 합리적 집행을 위한 핵심 장치다.
문제는 이 같은 제도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업체에 원가계산을 맡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원가계산용역은 공정성 확보를 위해 법적요건을 갖춘 비영리 법인에서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체는 주식회사 등 유사한 이름으로 법적요건을 갖추지 않고 용역을 수행하는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용역 분야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상대적으로 자격요건이 완화되어 있는 틈을 타, 형식적 요건만 갖춘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용역의 질 저하와 공정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감사원 역시 책임연구원 및 연구인력의 자격 기준을 강조하며 제도 보완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 사례: 자격 없는 업체, 기존 인맥 통해 용역 수주
실제 사례에서는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업체가 공무원과의 친밀관계를 활용해 원가계산용역을 수주한 정황이 드러났다.
한 비영리법인 연구원 출신 인사가 퇴사후 유사회사를 설립한 뒤, 과거 근무하던 연구원의 정보를 이용하여 지자체 용역담당자에게 접근해 용역을 수주했다. 해당 업체는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 여러곳에서 원가계산용역을 수행하고 결과보고서를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과정에서 수행한 원가보고서는 불법적인 것으로 무효이거나 취소를 제기당할 수 있다.
■ “형식 아닌 실질 검증 필요”…제도 보완 목소리
전문가들은 용역을 집행하는 과정에서의 ‘형식적 검증’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용역계약 담당 공무원은 단순 서류 확인을 넘어 ▲전문 인력 상시 고용 여부 ▲책임연구원 자격 수준 ▲법적 설립 요건 충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계약은 단순 행정 절차를 넘어 국민 세금의 효율적 사용과 직결된다. 부적격 업체의 시장 진입을 방치할 경우, 단기적 예산 낭비를 넘어 장기적으로는 공공정책 신뢰도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엄격한 관리가 요구된다.
공공 예산으로 집행되는 용역계약의 신뢰성을 지키기 위해 관련 기관의 철저한 감시와 제도적보완이 시급한 시점이다.
편집국
* 최종수정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