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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기업 옥죄는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형평성 논란 커져
근로자 보호 취지에도 불구, 제도 악용 사례로 소상공인 경영 위기 심화
근로자의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도입된 퇴직금 제도가 일부 현장에서 오히려 영세기업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를 둘러싼 법 적용과 행정 집행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행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는 퇴직금 지급 원칙과 함께 일정 요건 하에서 중간정산을 허용하고 있다. 해당 제도는 근로자의 긴급한 생활자금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다양한 해석과 적용상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근로자 보호 vs 영세기업 생존”…충돌하는 현실
법원 역시 퇴직금 중간정산 문제에 대해 근로자 보호 원칙을 강조해왔다. 대법원은 대법원 판결을 통해 근로자에게 유리한 판단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동시에 대법원은 형평성 원칙에 따라, 이미 ‘퇴직금 명목’으로 금원이 실질 지급된 경우 이를 부당이득으로 보고 반환을 인정한 사례도 있다. 이는 단순히 형식적 지급 여부가 아닌 실질적 지급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노동행정, “형식적 판단” 논란
문제는 행정 집행 과정이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 OOO근로감독관은 근로자의 진정이 제기될 경우, 실질적인 지급 여부보다는 형식적 요건 중심으로 판단해 사용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간정산을 이미 받은 근로자가 퇴직 이후 다시 ‘미지급’을 주장하며 진정을 제기하고, 결과적으로 중복 지급이 발생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영세기업 “한 번의 지급이 존폐 위기”
영세기업의 부담은 특히 크다.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대상에 해당하는 한 기업의 사례를 보면, 매출이 일정하지 않아 매달 임금 지급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퇴직 시 수천만 원의 퇴직금을 일시 지급하는 것은 사실상 경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과 근로자가 합의해 진행한 중간정산이, 사후 분쟁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은 다시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된다.
한 달 급여 총액이 수천만 원 수준인 기업에서 동일 규모의 퇴직금을 추가 지급해야 하는 상황은, 다른 직원들의 임금 체불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도 개선 요구 확산
전문가들은 “퇴직금 제도의 본래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영세기업의 현실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중간정산의 실질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 강화, 근로자·사용자 간 합의의 법적 효력 명확화, 노동청의 실체적 사실 조사 강화 등이 주요 개선 과제로 꼽힌다.
또한 사법부 역시 개별 사안의 형평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판례 축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퇴직금 제도는 근로자의 권익 보호라는 중요한 목적을 지니고 있지만, 제도의 일률적 적용이 오히려 경제적 약자인 영세기업을 압박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균형 잡힌 접근이 요구된다.
근로자 보호와 기업 생존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보다 정교한 제도 설계와 현실 반영이 필요한 시점이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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