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칼럼
정치검찰을 넘어,
국민의 인권을 지키는 사법개혁이어야 한다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70여 년간 유지되어 온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이 바뀌는 역사적 변화다. 검찰은 오는 10월 공소청으로 전환되고, 수사와 기소는 제도적으로 분리된다.
검찰수사권 남용
이번 개혁은 권력기관의 독점을 막고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그동안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행사하면서 표적수사, 별건수사, 과잉수사 등 권한 남용 논란을 반복적으로 불러왔다.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 또한 크게 흔들렸다. 권력은 분산될 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건강해진다는 점에서 이번 개혁은 시대적 요구에 대한 응답이라 할 수 있다.
보완수사권 사라지면, 부실수사 인한 국민피해
그러나 개혁은 이상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제도가 바뀌었다고 해서 국민이 곧바로 더 나은 사법서비스를 받게 되는 것은 아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 경찰의 부실수사를 즉시 보완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사건이 기관 사이를 오가는 과정에서 처리 지연과 국민 불편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피해자는 국가기관이 아니라 사건 해결을 기다리는 국민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개혁의 완성이 아니라 개혁의 보완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하되, 부실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사법적 안전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법원역할 강화
그 대안 가운데 하나는 법원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다. 판사가 사건 기록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수사가 현저히 미흡하거나 핵심 증거가 누락되었다고 판단될 경우, 일정한 범위에서 보완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검찰의 권한을 되돌리자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견제장치를 마련하자는 제안이다.
인권을 지키는 사법부, 국민이 신뢰받는 사법부
사법개혁의 목적은 특정 기관을 약화시키거나 다른 기관을 강화하는 데 있지 않다. 국민이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고, 누구나 공정한 절차 속에서 신속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한 개혁의 목표다.
정치검찰의 시대를 끝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는 인권을 지키는 사법, 국민이 신뢰하는 사법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이번 형사사법 개혁이 역사 앞에서 반드시 증명해야 할 과제이며,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사법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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